패션으로 설계한 아웃도어 '앤드원더'

패션의 언어로 기능을 설계한 브랜드 철학과 글로벌 파트너십 전략에 관한 담백한 분석.

패션으로 설계한 아웃도어 '앤드원더'
Source: and wander

아크테릭스(Arc'teryx)와 살로몬(Salomon)을 필두로 고프코어가 대중적인 일상복으로 정착한 지금, 아웃도어 패션 마켓은 폭발적인 유행을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이 세분화된 지형도 안에서 도쿄발 브랜드 앤드원더(and wander)는 트렌드의 등락과 무관하게 자신만의 고유한 영역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Source: and wander

이들은 최근 유행에 편승해 새롭게 떠오른 신예가 아닙니다. 2011년 론칭 이래 15년 가까운 시간 동안 패션 고관여층의 옷장에 하이엔드 아웃도어 씬의 '상수'로 자리 잡아왔습니다.

여타 브랜드들이 "산에서 출발해 패션으로" 영역을 넓히며 대중화될 때, 앤드원더는 "패션에서 출발해 산으로" 향하는 고유의 문법을 묵묵히 고수했습니다. 이 출발점의 차이가 어떻게 앤드원더를 모방하기 힘든 '조용한 고프코어'의 대표주자로 만들었는지, 이들의 브랜드 철학과 영리한 파트너십 전략을 분석합니다.

Source: Rakuten Fashion Week TOKYO

Issey Miyake DNA

앤드원더의 공동 창업자 두 사람은 세계적인 패션 하우스 '이세이 미야케'의 디자이너 출신입니다. 배낭여행을 다니던 중 "마음에 드는 아웃도어 옷이 없어서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이 브랜드의 탄생 배경입니다.

이세이 미야케 특유의 양복사적 정밀함과 '소재가 곧 형태가 되는' 철학은 앤드원더의 뼈대가 되었습니다.

Source: and wander

방수를 위해 단순히 두꺼운 원단을 쓰는 것이 아니라 퍼텍스(Pertex)로 가볍게 비를 막아내고, 비대칭 지퍼와 반사(Reflective) 디테일을 기능이 아닌 '패션 요소'로 활용합니다.

이것이 앤드원더를 단순한 아웃도어 기어가 아닌, "도쿄 런웨이의 정밀함을 아웃도어 기능으로 번역한 브랜드"로 만든 핵심입니다.

Source: and wander

조용한 글로벌 네트워크

거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양적 확장 대신, 선별된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씬에 깊숙이 자리 잡는 것이 앤드원더의 영리한 시장 접근 방식입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콜라보레이션 파트너 지형입니다. 순수 하이엔드 패션이나 순수 퍼포먼스 브랜드와는 무리하게 손잡지 않고, 기능과 스타일의 경계선 위에 있는 브랜드들만 영리하게 선택합니다.

ROA (이탈리아)
기능성 하이킹 슈즈에 프리미엄 쿠두(Kudu) 가죽을 덧대는 브랜드. FW25(어스 톤)에 이어 SS26(모노크롬)까지 시즌마다 무드를 바꿔가며 협업을 이어갑니다.

Gramicci (미국)
고프코어 씬의 정통 클라이밍 레이블과 세 시즌 연속 협업하며 견고한 아웃도어 유니버스를 구축했습니다.

Source: and wander

Altra (미국)
장거리 트레일 러너들의 '제로 드롭' 퍼포먼스화에 앤드원더의 그래픽 미학을 입혔습니다.

Paraboot (프랑스)
가장 클래식하고 우아한 프렌치 웰트화에 아웃도어 무드를 섞어냅니다.

이렇게 이탈리아, 미국, 프랑스를 아우르는 파트너십 네트워크를 통해, 앤드원더는 아시아 정밀함의 언어를 가진 '콰이어트 아웃도어' 카테고리에서 대체할 수 없는 포지션을 확보했습니다.

Source: and wander

아는 척 포인트


● 클라터뮤젠(Klättermusen), 노르다(norda) 등과 함께 프리미엄 아웃도어 조닝을 구성할 때, 앤드원더는 가장 미니멀하고 도회적인 포지션을 담당할 핵심 키 브랜드입니다.

● and wander 창업자들이 Issey Miyake 재직 중 배낭여행을 다니면서 아웃도어 옷에 불만이 생겼다는 것 — 이것이 브랜드의 출발점이자 지금도 유효한 이유다. 패션 훈련을 받은 사람이 아웃도어 옷을 만들면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and wander가 증명했다. 그 역전이 고프코어 이후의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다.

● 시라코마(白駒の池) 숲 — ROA·Gramicci FW25 콜라보 캠페인 배경. 나가노 현 기타야쓰가타케에 위치한 이끼(苔) 숲. 일본 내에서도 신비로운 공간으로 알려진 곳이다. 캠페인 배경으로 이 공간을 고른다는 것 — and wander가 "자연의 어떤 면"을 브랜드 언어로 삼는지를 보여준다. 극적인 설산이나 험준한 암벽이 아니라, 조용하고 신비로운 숲이다. 브랜드의 "조용한 아웃도어" 포지션과 정확히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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