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가 먼저 손 내민 '송 포 더 뮤트'

파리 패션위크 공식 캘린더에 데뷔한 호주 하이엔드 레이블. 창업 서사와 철학 그리고 바잉 인사이트까지.

아디다스가 먼저 손 내민 '송 포 더 뮤트'

최근 몇 년간 스니커즈 씬을 뜨겁게 달군 '아디다스 섀도우터프'와 '빈티지 삼바' 콜라보레이션을 기억하시나요? 대중은 이 매력적인 협업을 통해 송 포 더 뮤트(Song for the Mute, 이하 SFTM)라는 낯선 이름을 처음 인지했습니다.

하지만 이 브랜드는 대기업의 하입에 편승해 반짝 뜬 신생 레이블이 아닙니다.

2010년 호주 시드니에서 시작해 자본의 독립성을 유지해 왔고, 마침내 2026년 6월 파리 패션위크 공식 캘린더에 데뷔하며 하이엔드 씬의 주류로 진입했습니다. 단발성 콜라보를 넘어, 확고한 브랜드 철학으로 파리까지 입성한 SFTM의 비즈니스 역학과 바잉 인사이트를 분석합니다.

목소리 없는 자들을 위하여

브랜드의 뿌리는 두 창업자의 독특한 배경에 있습니다. 파리 빈민가 출신의 캄보디아계 Lyna Ty와 인도네시아에서 이민 온 Melvin Tanaya는 10살 때 시드니의 한 초등학교 짝꿍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이들이 2010년 브랜드를 시작한 계기는 단순하고도 절박했습니다. "체구가 작은 아시아계 청년인 내게 맞는 옷이 없었다"는 타나야의 결핍이 출발점이었습니다.

브랜드명 'Song for the Mute'는 이들처럼 비주류였던 '목소리 없는 자들에게 목소리를 주겠다'는 선언입니다. '불완전함과 펑크'를 사랑하는 타이와 '강박적인 완벽함'을 추구하는 타나야의 상반된 '음양(Yin & Yang)'의 조화가 이 브랜드의 가장 강력한 오리지널리티입니다.

하입이 아닌 깊이

대부분의 독립 브랜드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에 먼저 러브콜을 보내는 것과 달리, SFTM은 2022년 아디다스 APAC 부사장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먼저 연락해 오며 파트너십이 시작되었습니다.

단발성이 아닌 '시리즈' 진화
5년간 8번의 챕터로 이어진 이 콜라보는 라이프스타일(삼바, 캠퍼스)에서 시작해 최근 러닝 퍼포먼스(아디제로, 수퍼노바) 영역까지 진화했습니다.

고유의 언어 유지
SFTM은 거대 자본과 협업하면서도 특유의 '불완전한 미학(해체주의, 비대칭 스티칭, 에이징 처리)'을 한 번도 잃지 않았습니다. SFTM은 영리하게 아디다스의 글로벌 가시성을 흡수하며 자신의 폼을 지켜냈습니다.

소재 먼저, 디자인 나중!

SFTM의 옷은 책처럼 '챕터'로 전개됩니다.
그리고 그 챕터를 이끄는 주인공은 언제나 '소재'입니다.

이들은 디자인 스케치를 먼저 하고 원단을 찾지 않습니다. 이탈리아와 일본의 장인 공방에서 찾아낸 직물을 사람의 몸 위에 직접 걸쳐보고, 원단이 몸을 따라 어떻게 흐르는지 확인한 뒤에야 패턴과 솔기의 위치를 결정합니다. "소재가 디자인을 결정한다"는 이 극단적인 철학 덕분에, 이들의 옷은 눈보다 '손으로 만졌을 때' 그 진가가 폭발합니다.

드디어 벗어날 타이밍

현재 SFTM은 전 세계 90개 이상의 유통 채널을 보유하고 있지만, 사실 지금까지 국내 바이어들은 SFTM을 독립 브랜드로 바잉하기보다, 철저히 '아디다스 협업 스니커즈'의 세트 상품으로만 접근하는 경향이 짙었습니다.

하지만 26년 6월 25일 파리 패션위크 공식 캘린더 데뷔는 판을 뒤집는 모멘텀입니다.

아디다스의 후광으로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한 상태에서 하이패션 무대에 정식으로 서게 되었습니다. 스니커즈 콜라보 브랜드가 아닌 '독립적인 컨템포러리 럭셔리 하우스'로서 SFTM의 메인 어패럴 라인을 선점해야 할 최적의 타이밍이기도 하죠.

더 주목해야 할 이유

최근 글로벌 홀세일 마켓의 흐름을 살펴보면, 획일화된 메가 하우스 대신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과 서사를 지닌 '인디 레이블'의 매력과 영향력이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SFTM은 정확히 이 거대한 흐름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불확실한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 시드니 중심부의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새 스튜디오 확장, 도쿄 팝업, 그리고 2026년 파리 패션위크 공식 캘린더 데뷔로 이어지는 일련의 굵직한 행보들은 결코 즉흥적인 이벤트가 아닙니다.

이미 전체 매출의 80%를 수출로 벌어들이며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확보한 이들에게, 파리 데뷔는 탄탄하게 기획된 글로벌 확장의 다음 정거장이었습니다.

에디토리얼 스몰 토크


엘리트가 아닌 자들을 위한 러닝화
SFTM은 최근 아디다스와 첫 퍼포먼스 러닝화 협업을 진행하며 "달리기는 엘리트 선수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선언했습니다. 기록 경쟁이 아닌, 달리는 순간의 '불완전한 에너지와 거칠음'을 디자인으로 풀어내며 퍼포먼스 웨어의 개념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습니다.

초등학교 짝꿍이 만든 100억 대 하우스
브랜드 창립자 두 사람은 외부 투자 한 푼 없이 시드니 한복판, 루이비통과 버버리 플래그십 스토어 옆에 당당히 자신들의 매장을 세웠습니다. 10살 이민자 시절의 결핍을 글로벌 패션 비즈니스로 승화시킨 가장 드라마틱한 케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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