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을 버린 나이키 ACG

스우시를 지우고 독립적인 퍼포먼스 아웃도어 브랜드로 재탄생한 ACG.

패션을 버린 나이키 ACG
Source: Nike ACG

스우시를 지운 나이키

1989년 K2를 등반하던 하이커들의 피드백에서 시작된 나이키(Nike)의 아웃도어 라인, ACG(All Conditions Gear). 2010년대 후반 '고프코어' 트렌드를 타고 패션 씬의 총아로 떠올랐던 이들이 2026년, 돌연 방향을 틀었습니다.

패션쇼 런웨이나 스트리트 대신 가파른 트레일 러닝 코스와 동계올림픽 무대로 복귀하며, 본질적인 '퍼포먼스 아웃도어'로서의 재탄생을 선언한 것입니다.

경쟁사들의 무서운 성장 속에서, 나이키는 왜 가장 핫한 패션 키워드를 버리고 거친 산악 지형으로 돌아갔을까요?

Source: Nike ACG

삼각형 로고 세우기

2026년 2월, 밀라노에서 알프스로 향하는 이탈리아 통근 열차 한 대가 주황색으로 전면 래핑 되었습니다. 내부는 알파인 베이스캠프처럼 꾸며진 이른바 'All Conditions Express'.

포인트 디테일은 열차 어디에도 나이키의 상징인 '스우시(Swoosh)'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오직 ACG 특유의 삼각형 로고만 새겨져 있었습니다. 나이키가 ACG를 단순한 서브 라인이 아닌, 독자적인 생명력을 가진 '퍼포먼스 아웃도어 브랜드'로 홀로 세우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Source: Nike ACG

패션보다 퍼포먼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나이키 본사가 직면한 절박한 위기감이 있습니다.

2024년, 나이키의 매출이 주춤하는 사이 살로몬(Salomon)과 아크테릭스(Arc'teryx)를 보유한 아머 스포츠는 전년 대비 23% 성장했고, 호카(Hoka) 역시 27%가 넘는 고성장을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아웃도어 트레일 시장이 55억 달러 규모로 폭발하는 동안, 그 축제에 나이키의 자리는 없었습니다.

엘리엇 힐(Elliott Hill) 나이키 CEO는 "선수의 관점에서 가장 진정성 있는 방식으로 나타나겠다"며 방향을 틀었습니다.

Source: Nike

'나이키 트레일'의 통합
기존 나이키 트레일(Nike Trail) 라인을 ACG 산하로 편입시켰습니다.

엘리트 테스트 부서 출범
22명의 엘리트 트레일 러너로 구성된 'All Conditions Racing Department'를 창설해 극한의 환경에서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가 아닙니다. 오직 제품 피드백을 위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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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럴이 된 극강 퍼포먼스

ACG의 퍼포먼스 재천명은 단순한 마케팅이 아닙니다. 실제 극한의 환경에서 증명된 결과물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 래디컬 에어플로우 셔츠
    화씨 100도(약 38도)가 넘는 극한의 더위 속에서 열린 트레일 러닝 대회 '웨스턴 스테이츠(Western States)' 우승자가 입었던 옷입니다. 원뿔형 구멍을 통한 냉각 구조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 ACG 울트라플라이 트레일화
    보통 3번의 테스트를 거치는 일반 신발과 달리, 무려 13라운드의 프로토타입 테스트와 3만 마일의 누적 주행을 거쳐 완성된 '슈퍼 슈즈'입니다.
  • 써마-핏 에어 밀라노 재킷
    조절 가능한 에어 배플로 열을 컨트롤하는 기술력으로 동계올림픽 무대에 공식 데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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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세일 복귀와 동계올림픽, 완벽한 바잉 타이밍

이제 바이어들은 ACG의 '퍼포먼스 리론칭'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Source: Nike ACG

가장 '에디토리얼'한 나이키의 홀세일 복귀
나이키가 2024년부터 선별적 리테일러를 강화하며 홀세일 채널로 복귀하고 있습니다. 이 흐름 속에서 ACG는 편집숍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감각적이고 편집 가능한 옵션입니다. 나이키의 서브 라인이 아니라, 하이엔드 아웃도어나 컨템포러리 조닝에 독립적인 브랜드로 돋보이게 세울 수 있는 확실한 무기입니다.

Source: Nike ACG

투 트랙(Two-Track) 바잉 포트폴리오
ACG의 라인업은 이제 명확히 두 갈래로 나뉩니다. 기존 패션 채널에서 소비되는 '고프코어 라인'으로 안정적인 매출 베이스를 깔고, 그 위에 찐 퍼포먼스 기어를 얹는 믹스매치 바잉이 가능해졌습니다. 두 채널의 스토리를 동시에 팔 수 있게 된 것입니다.

Source: Nike

FW26 오더를 위한 완벽한 모멘텀
2월 동계올림픽 노출 이후 ACG의 검색량은 역대 최고치를 뚫었습니다. 밀라노 올림픽 이슈, 울트라플라이 정식 출시, 그리고 올 하반기 예정된 '제가마(Zegama)' 3세대 ACG 라벨 전환까지 굵직한 이벤트가 이어집니다. 브랜드의 화제성이 최고조에 달한 이 모멘텀이 다가오는 시즌 오더 논의를 시작할 가장 완벽한 명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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