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잘나가는 코치
역대급 성장을 기록한 코치의 브랜딩 전략과 Z세대 타겟 바잉 인사이트.
현재 패션 시장의 분위기는 꽤 얼어있습니다. 내로라하는 럭셔리 하우스들이 줄줄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고전하는 가운데, 코치는 무려 31%라는 놀라운 성장률로 연속 질주를 이어가고 있죠.
이건 운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코치는 지금 시장에서 비어있는 공간을 정확히 찾았고, 요즘 세대와 소통하는 법을 제대로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혼자 앞서나가는 이유를 세 가지로 짚어봤습니다.

시장의 빈틈 공략 '현실 럭셔리'
코로나 이후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가격을 올리면서, 평범한 소비자들과 럭셔리 브랜드 사이의 거리는 꽤 멀어졌습니다. 저렴한 SPA 브랜드와 초고가 명품 사이의 중간 지대가 텅 비어버린 셈이죠.
코치는 이 빈 공간을 가장 먼저, 제대로 차지했습니다. 핵심 가방 가격대를 150~300달러 선으로 유지하면서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명품의 만족감을 주는" 포지션을 굳힌 것이 신의 한 수가 되었습니다.

틱톡이 키워준 '타비' 백
지금의 코치를 만든 일등 공신은 단연 '타비 백'입니다. 재미있는 건, 이 가방이 출시되자마자 뜬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2021년 틱톡에서 Z세대들이 자발적으로 올린 '가방 속(What's in my bag)' 영상들을 통해 뒤늦게 입소문이 났죠.

브랜드가 억지로 유행을 강요한 게 아니라, 소비자가 먼저 알아보고 놀면서 유행을 만든 겁니다. 코치는 이 흐름을 억지스럽지 않게 받아들였고, 타비 백을 숄더, 체인, 플랩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넓혀가며 거대한 '타비 유니버스'를 만들었습니다.

북 참으로 읽는 트렌드
요즘 가방에 이것저것 다는 '참(Charm)' 장식은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라 패션의 핵심 포인트입니다. 코치가 이번 시즌 선보인 '미니어처 북 참'을 보면 이들이 젊은 세대의 취향을 얼마나 섬세하게 읽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 지적인 멋과 힙함의 만남: 고전문학부터 현대 소설까지, 귀여운 책을 가방에 단다는 건 요즘 세대의 지적인 매력과 개성 표현 욕구를 동시에 채워줍니다.
- 세심한 아시아 맞춤 전략: 단순히 영문 책만 만든 게 아니라 한국, 중국, 일본의 독립 출판사와도 협업했습니다. 아시아 시장에 서양 문화를 일방적으로 던져주는 게 아니라, 현지 문화에 깊이 녹아들겠다는 세련된 접근입니다.

전화위복, 영리한 유통 전략
코치의 모회사(태피스트리)가 다른 대형 패션 그룹을 인수하려다 무산된 일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이게 코치에게는 큰 이득이 되었습니다. 덩치를 키우며 여러 브랜드로 힘을 분산시키는 대신, 코치라는 핵심 브랜드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니까요.
동시에 무리하게 자사몰(DTC)만 고집하지 않고, 퀄리티 높은 편집숍이나 백화점 같은 프리미엄 유통망에 다시 힘을 실어주며 브랜드의 기초 체력을 탄탄하게 다지고 있습니다.

[Deep Dive] 코치의 코칭(디테일 & 숫자)
- 폭발적인 이익률과 '100억 달러' 클럽 조준
모회사 태피스트리는 코치의 장기 목표를 '매출 100억 달러, 영업이익률 30% 중반대'로 공식화했습니다. 코치가 그룹 전체를 먹여 살리는 '초특급 캐시카우'라는 의미입니다. - 이제 가방보다 가방 참
이제 가방 참은 가방을 사면 끼워주는 부속품이 아니라, 그 자체로 스토리가 있는 핵심 아이템입니다. 특히 아시아 문학을 담은 참들은 한국 편집숍에서 'K팝 + 문학 + 다꾸(참) 문화'가 섞인 아주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습니다. - 데이터로 증명된 '젊어진 코치'
'Z세대에게 인기 있다'는 건 단순한 감이 아닙니다. 지난 분기 북미 시장에서만 Z세대와 밀레니얼 신규 고객이 무려 270만 명 이상 유입되었습니다. 전체 신규 고객의 절반이 넘는 수치죠. 해외 시장에서도 끊임없이 젊은 소비자를 인터뷰하며 철저하게 데이터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