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기호의 비즈니스 확장 방식
시그니처 스니커즈, 가방 확장, 협업이 갖는 비즈니스 의미와 성장 로드맵.
패션 플랫폼과 입점 브랜드의 관계가 단순한 '유통 입점'을 넘어 '지분 투자 및 공동 육성'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무신사파트너스가 디자이너 액세서리 브랜드 기호(KHIHO)의 운영사 RYHM(알와이에이치엠)에 시드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수많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중 플랫폼 투자사가 지분까지 인수하며 파트너십을 맺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특히 9월 7일, 대세 언더웨어·어패럴 브랜드 베리시(VERISH)와의 첫 협업 컬렉션을 전격 공개하며 이슈의 중심에 선 기호의 행보는 신진 브랜드가 어떻게 영토를 넓혀가는지 명확히 보여줍니다. 슈즈 하나로 출발해 가방, 그리고 이종 브랜드 협업을 거쳐 글로벌 무대까지 넘보게 된 기호의 성장 방정식을 집중 분석합니다.

'시그니처 스니커즈'가 만든 비즈니스 물꼬
2022년 첫선을 보인 기호는 대량 생산 방식의 트렌드 제품을 복제하는 대신, 독자적인 라스트(구두틀)와 디테일을 적용한 '핑킹 스니커즈', '레이븐 폴더블 버클 부츠'로 시장에 첫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신진 잡화 브랜드들이 초기에 가장 많이 범하는 오류는 브랜드의 대표작이 정해지기도 전에 라인업을 다각화하여 재고 부담을 떠안는 것입니다.
반면 기호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했습니다. 시그니처 모델인 '핑킹 스니커즈' 라인 하나에 상품 기획과 마케팅 화력을 집중했고, 이 대표작 단 하나로 주요 패션 플랫폼(무신사, 29CM)에서 단기간에 수억 원대의 연간 거래액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브랜드의 전년 대비 매출을 300% 이상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B2B 바이어 관점에서도 대표작이 확실한 브랜드는 매장 내 VMD(비주얼 머천다이징)를 구성하거나 소비자에게 첫 인상을 각인시키기 훨씬 수월합니다. 기호는 한 줄의 확실한 '히트 상품'으로 브랜드의 존재감과 매출 기반을 동시에 입증했습니다.

슈즈에서 백, 그리고 베리시 협업으로 이어지는 영역 확장
신발 카테고리에서 단단한 팬덤과 실적을 검증한 기호는 곧이어 가방으로 카테고리를 넓혔습니다. '디디 벨티드 빅백'을 필두로 한 가방 라인업 역시 연이은 리오더(재발주)를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안착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지난 9월 7일, 기호는 언더웨어·어패럴 브랜드 베리시(VERISH)와의 첫 협업 컬렉션을 전격 공개하며 또 한 번의 파격을 선보였습니다. 슈즈와 가방이라는 잡화의 영역을 넘어, '편안함과 감도'를 무기로 팬덤을 모은 베리시와의 협업을 통해 어패럴 및 라이프스타일 접점까지 브랜드의 시각적 언어를 확장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기호의 확장 방식입니다. 단순히 신발과 가방을 '더 만들어 파는' 수동적 확장에 머물지 않고, 타 카테고리 1위 브랜드들과의 이슈성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를 고리로 삼아 소비자가 기호를 '특유의 오리지널리티 감도를 지닌 프리미엄 액세서리·라이프스타일 레이블'로 인지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무신사파트너스의 투자 배경과 글로벌 로드맵
무신사파트너스가 기호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배경에는 단순한 유통 수수료 수익을 넘어선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무신사 측은 기호의 '오리지널 디자인 구현 능력'과 '시장 변화에 적합한 빠른 상품 기획력', 그리고 무엇보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독자적 확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이번 투자를 기점으로 무신사와 기호의 관계는 단순 입점사를 넘어섰습니다. 국내 오프라인 플래그십 거점 마련은 물론, 중국·일본·홍콩 등 해외 주요 유통망에 무신사의 인프라를 활용해 진출할 계획입니다. 이번 베리시 협업과 같이 화제성이 검증된 프로젝트를 발판 삼아, 글로벌 럭셔리 편집숍이나 현지 브랜드와의 크로스보더(Cross-border) 콜라보 역시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 패션 비즈니스 인사이트
- 브랜드 — 시그니처 안착 후 이종 브랜드 협업을 통한 외연 확장
초기 브랜드 운영 시 라인업을 과도하게 늘리기보다 핑킹 스니커즈처럼 한 가지 대표 상품에 자원을 집중해야 합니다. 잡화 카테고리가 안착한 이후에는 베리시 협업 사례처럼 브랜드 감도가 맞는 이종 카테고리(어패럴·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활용하는 것이 정체성을 다채롭게 만들면서 신규 고객을 모으는 전략적 수순입니다. - 바이어 — '플랫폼 투자 검증'과 '콜라보 대응력'을 갖춘 매물 선점
전문 플랫폼 투자사의 검증을 거친 브랜드는 디자인 오리지널리티뿐 아니라 안정적인 생산 및 공급망(SCM)을 확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베리시 협업처럼 최신 이슈메이킹 능력이 뛰어난 브랜드를 소싱할 경우, 매장 내 시즌별 팝업존 구성 및 마케팅 화제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 EDITORIAL SMALL TALK
단 하나의 히트작이 브랜드를 세상에 알리지만, 그 히트작 하나에만 기댄 브랜드는 시장 트렌드가 변할 때 쉽게 위험에 노출됩니다. 피킹 스니커즈로 브랜드의 기초를 다진 후 가방으로 영역을 넓히고, 9월 베리시와의 협업으로 라이프스타일 영역까지 터치한 기호의 행보는 단일 히트작의 한계를 극복하는 매끄러운 해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