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으로 돌아간 알렉산더 맥퀸
런던 무대를 선택한 맥퀸의 행보를 통해 브랜드 전략의 셈법을 분석.
2001년 컬렉션의 주요 무대를 파리로 옮겼던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이 2026년 9월 런던패션위크(LFW SS27) 무대에 다시 섭니다(9월 20일 저녁 8시). 션 맥기어 부임 후 첫 런던 런웨이자, 남녀 통합 컬렉션입니다.
맥퀸의 복귀와 더불어 멀버리(Mulberry) 역시 2026년 3월 영입한 크리스토퍼 케인의 데뷔 컬렉션을 런던에 걸었고, 바버·에르뎀·해리스 리드·록산다 등 영국계 아이콘들이 대거 공식 스케줄로 재집결했습니다. M&S(마크스앤스펜서) 역시 100년 패션 역사상 처음으로 런던패션위크 캣워크 쇼를 진행합니다.
맥퀸 측은 런던의 역사와 창의적 생태계, 그리고 브랜드 뿌리와의 연결을 공식 이유로 밝혔습니다. 하지만 대형 브랜드들이 동시에 런던 스케줄에 이름을 올린 이번 시즌의 움직임은 "쇼를 어디서 보여줄 것인가"가 단순한 관습을 넘어 브랜드 전략의 유연한 변수가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패션위크 도시 선택이 달라지고 있다
한 세대 동안 파리는 가장 중요한 패션위크 무대 중 하나로 여겨졌고
그러나 최근의 패션위크 무대는 브랜드의 필요에 따라 도시를 유연하게 활용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인도의 럭셔리 하우스 사비아사치(Sabyasachi)가 18년 만에 뉴욕 패션위크에 복귀하고, 마그다 부트림(Magda Butrym)이 뉴욕 공식 일정에 처음 입성한 사례처럼 브랜드의 목표 시장과 타이밍에 따른 도시 선택이 활발해졌습니다.
패션위크 캘린더 소속이 변수가 되는 순간, '어디서 컬렉션을 공개할 것인가'는 브랜드가 [미디어 노출 · 집중도 · 서사 소유권]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 됩니다.

노출의 관점: 총량이 아니라 '집중도'
파리 패션위크의 미디어 노출 총량은 압도적이지만, 샤넬·디올·루이비통·발렌시아가 등이 집중된 주간에 중형 규모의 하우스나 변화를 시도하는 디자이너는 미디어의 헤드라인을 점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면 런던은 전체 시장 규모와 경쟁 밀도가 파리보다 낮은 만큼, 이번 시즌 맥퀸이나 멀버리와 같은 하우스가 가장 강력한 화제성의 중심(주연)으로 올라서기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경쟁이 덜 밀집된 시공간을 활용해 미디어의 화제성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은, 뉴욕 개막 전야를 독점적으로 활용하는 랄프 로렌이나 코치의 캘린더 전략과도 궤를 같이합니다.

서사의 자산화: 브랜드 원점이라는 스토리
컬렉션 자체의 완성도 외에도 '도시가 주는 서사'는 강력한 마케팅 자산이 됩니다. 맥퀸에게 런던은 리 맥퀸의 이스트런던 기억,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의 계보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고유의 서사 공간입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션 맥기어 입장에서도 브랜드의 본고장에서 컬렉션을 선보이는 것은 브랜드의 원점으로 돌아가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시각적 계기를 마련해 줍니다.
멀버리 역시 크리스토퍼 케인의 영국적 디자인 배경과 브랜드 유산을 함께 보여줄 수 있는 무대로 런던을 활용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기관의 생태계 지원과 브랜드의 부응
BFC의 지원과 프로그램 확대와 함께 런던 패션위크는 기존 하우스와 신진 디자이너, 리테일 파트너가 함께 참여하는 플랫폼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신임 CEO 로라 위어(Laura Weir) 체제의 BFC는 'Fashion Britain' 전국 이니셔티브, 디자이너 장학금 및 공간 지원, 리테일 연계(M&S 씨나우바이나우 등) 프로그램을 한 시즌에 다각도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런던의 창작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기관의 구체적인 판짜기와 상징적인 영국 브랜드들의 복귀가 시너지를 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도시 선택의 유연함이 말해주는 것
이번 런던 패션위크의 풍경은 각 패션 도시를 고정된 계급으로 바라보기보다, "우리 브랜드가 지금 누구에게, 어떤 이야기를, 어디서 가장 선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가"에 따라 도시를 활용하는 시대가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 권위와 압도적 스케일이 필요할 때: 파리 패션위크 선택
- 새로운 시장 개척과 상업적 확장 시: 뉴욕 등 신규 거점 활용
- 브랜드의 뿌리 강조: 런던 등 연고지 및 헤리티지 거점 활용

💡 바이어 관전 포인트
런던 출장 우선순위의 재조정
신진 디자이너 발굴(NEWGEN) 중심이었던 런던 패션위크가 맥퀸, 멀버리, 바버 등 영국 헤리티지 브랜드들의 컬렉션 공개 무대로 확장되었습니다. 바이어 및 유통 관계자는 출장 동선과 세일즈 쇼룸 확인 일정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복귀 브랜드의 도매·유통 전략 관찰
런던으로 복귀하거나 신규 디자이너를 영입한 브랜드들이 이번 쇼를 기점으로 바잉·홀세일 조건이나 아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유통망 확대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화제성 실측과 잔류 여부 검증
맥퀸(9/20)과 버버리(9/21) 쇼 이후 형성되는 미디어 화제성과 디지털 점유율을 관찰하고, 나아가 2027년 2월 다음 시즌 캘린더에서도 이들이 런던 스케줄을 유지하는지 확인하여 이번 재집결이 일회성 이벤트인지 지속적인 흐름인지를 판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