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W를 장악한 아시안 파워

PFW 공식 캘린더의 14%를 장악한 역대급 아시안 파워와 유독 강한 존재감을 유지하는 일본 브랜드들.

PFW를 장악한 아시안 파워

2026년 6월, 파리 멘즈 패션위크 공식 캘린더에 기념비적인 사건이 기록되었습니다. 전체 74개 레이블 중 14% 이상인 10개 이상의 일본 브랜드가 동시 등록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증명한 것입니다.

Sacai Spring 2027 Menswear Fashion Show

공식 스케줄 자체가 "일본 브랜드들이 특히 강한 존재감을 유지할 것"이라고 명시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우영미(Wooyoungmi), 준지(Juun.J), 솔리드 옴므(Solid Homme)와 중국의 션 수엔(Sean Suen), 펭첸왕(Feng Chen Wang) 등 아시아 브랜드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2026년 파리 멘즈위크의 아시아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단순한 가시성을 넘어 글로벌 바이어들의 실제 '신규 바잉' 리스트를 싹쓸이한 일본의 핵심 신성들과 이들이 파리를 장악한 비즈니스 로직을 분석합니다.

역대급 일본 브랜드 라인업

이번 SS27 시즌 파리를 찾은 글로벌 리테일러들의 시선을 빼앗은 것은 촘촘하게 짜인 일본 브랜드들의 레이어였습니다.

거장급인 꼼데가르송 옴므 플러스(Comme des Garçons Homme Plus)와 준야와타나베 맨(Junya Watanabe Man)을 필두로, 확실한 마켓 지위를 가진 사카이(Sacai), 컬러(Kolor), 메종 미하라 야스히로(Maison Mihara Yasuhiro), 더블렛(Doublet), 타크(Taakk), 그리고 현재 바이어들이 가장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는 오라리(AURALEE), 슈타인(ssstein), 소시오츠키(Soshiotsuki)까지 씬의 전 세대가 파리 공식 무대 위에서 완벽한 연합 전선을 구축했습니다.

WWD의 바이어 서베이에 따르면 이들은 에디터들이 찬양하는 '눈요기용 의상'이 아니라, 글로벌 최고 수준의 편집숍들이 당장 주문서를 넣고 싶어 하는 '가장 확실한 실판매 아이템'으로 꼽혔습니다.

Doublet / Taakk / ssstein

ssstein: 궁극의 '팔리는 럭셔리'


글로벌 바이어들이 가장 주목한 첫 번째 신성은 도쿄 베이스의 '슈타인(ssstein)'입니다. 창업자 아사카와 키이치로가 디자이너 이전에 시부야의 유명 편집숍(Carol)을 운영하던 '바이어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는 이번 SS27 파리 컬렉션에서 '호숫가 새벽빛의 고요함'을 테마로 들고나왔습니다. 이탈리아 유명 원단사 올메텍스(Olmetex)와 함께 가먼트 워싱 나일론을 개발하고, 사슴 가죽을 드럼 다이 기법으로 가공해 압도적인 깊이감과 부드러움을 만들어냈습니다. 언더스테이티드한 컬러 팔레트와 만지는 순간 끝나는 '소재의 뉘앙스'만으로 젠더리스 실루엣을 완성하며 유럽 바이어들의 장바구니 1순위가 되었습니다.

Ssstein Spring 2027 Ready-to-Wear Collection

Soshiotsuki: 초현실주의 테일러링

LVMH 프라이즈 파이널리스트를 거쳐 파리에 공식 입성한 소시오츠키는 신진 디자이너가 글로벌 씬에서 성장하는 가장 이상적인 공식의 실물입니다.

SS27 컬렉션은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 '기억의 지속'에서 영감을 받아 비대칭 칼라, 내부 레이어가 의도적으로 노출되는 미완성 디테일 등 '의도된 불완전한 테일러링'을 정교하게 풀어냈습니다. 특히 아식스 스포츠스타일(ASICS SportStyle)과 협업한 'GEL-AXIS FFA' 테크니컬 스니커즈, 산요 코트(SANYO COAT)에서 영감을 얻은 아우터 등 이질적인 아방가르드 코드를 영리하게 믹스매치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Soshiotsuki Men's Spring 2027 Ready-to-Wear Collection

AURALEE: 과잉 없는 럭셔리

일본 멘즈웨어의 대장주 오라리는 이번에도 철저하게 '소재 우선주의'를 고집했습니다. 명백한 그래픽이나 헤비한 브랜딩 없이, 모든 텍스타일을 커스텀 개발하며 조용하고 통제된 톤온톤 스타일링을 선보였죠.

하지만 이번 시즌, 오라리를 향한 흥미로운 '긴장감'이 관측되었습니다. 바이어들은 여전히 "안정적이고 탁월하다"며 베스트 리스트에 올렸지만, 독립 패션 평론가들은 "매 시즌 똑같다. 오라리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인지 의문이 든다"며 뼈아픈 실망감을 표했습니다. 편집숍 바이어에게는 '안정적으로 잘 팔리는 브랜드'지만, 에디터들에게는 '더 이상 놀랍지 않은 브랜드'가 된 오라리의 현재 포지션을 가장 정확히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Auralee Spring 2027

왜 지금 일본인가?

글로벌 패션 미디어 Highsnobiety는 최근 루이비통, 디올 등 초대형 하우스와 오라리, 슈타인, 소시오츠키 같은 일본 독립 신성 브랜드들 사이에서 놀라운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열망적 리얼리즘'이라는 시대정신입니다.

비대칭으로 세워진 칼라, 양말에 욱여넣은 바지 밑단, 허리띠에 아무렇게나 꽂힌 넥타이 등 마치 누군가 실제로 입고 생활한 듯한 '경험의 흔적'을 런웨이 위에 그대로 올리는 룩입니다. 거대 하우스와 일본 독립 브랜드가 같은 시기, 독립적으로 같은 시대정신을 구현하고 있다는 것은 이 흐름이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패션씬의 확고한 대세가 되었음을 증명합니다.

Auralee Spring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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