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 프라이즈 수상 브랜드 3
2026 LVMH Prize 수상 브랜드와 차세대 패션의 변화.
9월 4일 파리 Fondation Louis Vuitton에서 열린 제13회 LVMH Prize에서 벨기에 디자이너 Julie Kegels가 최종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Karl Lagerfeld Prize는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Zane Li의 Lii, Savoir-Faire Prize는 나이로비와 파리를 오가는 Anil Padia의 Yoshita 1967에게 돌아갔습니다.

Julie Kegels — 다양한 정체성
27세의 Julie Kegels는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에서 Walter Van Beirendonck과 Dirk Van Saene에게 배운 뒤 Meryll Rogge와 Pieter Mulier 체제의 Alaïa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2024년 자신의 브랜드를 시작했고, 2025년 파리 오프스케줄 쇼를 거쳐 같은 해 파리 패션위크 공식 캘린더에 합류했습니다.
Kegels가 반복해서 다루는 주제는 여러 정체성입니다. 한 여성이 하루 동안 직업적·사적·공적 역할을 오가며 달라지는 모습을 옷으로 풀어내고, 이를 실루엣과 디테일의 변화로 보여줍니다.
브랜드를 시작한 지 약 2년, 네 개 컬렉션 만에 LVMH Prize를 받았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거대한 세계관보다 옷 자체와 작은 디테일이 사람을 끌어당겨야 한다는 태도 역시 Kegels의 작업을 설명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Lii — 스포츠웨어와 쿠튀르의 경계
Karl Lagerfeld Prize를 받은 Zane Li는 중국 충칭 출신으로 뉴욕에서 활동합니다. 2023년 FIT를 졸업한 뒤 Lii를 설립했고, AW24 데뷔 이후 여섯 개 컬렉션 만에 이번 상을 받았습니다.
Lii의 작업은 스포츠웨어와 쿠튀르가 만나는 지점에 있습니다. 비교적 미니멀한 인상을 유지하면서도 과장된 형태와 세밀한 구조, 촉각적인 소재를 활용해 익숙한 일상복을 조금 낯설게 바꿉니다.
이번 수상 이후 Li는 액세서리와 새로운 소재, 풀패션 니트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신진 브랜드에게 LVMH Prize가 단순한 명예보다 새로운 상품군을 실험할 수 있는 자본과 인프라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줍니다.

Yoshita 1967 — 느림의 가치
Savoir-Faire Prize는 Anil Padia의 Yoshita 1967에게 돌아갔습니다. 케냐·인도계 배경을 가진 Padia는 나이로비와 파리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으며, 여성 주도의 공예 커뮤니티와 장기간 협업하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Yoshita 1967은 빠른 생산보다 공예와 전승, 지역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다룹니다. 올해 LVMH Prize에서는 케냐 출신 브랜드가 처음으로 파이널리스트에 올랐고, 동시에 수상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미 2019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Thebe Magugu가 LVMH Prize를 받은 만큼 ‘아프리카 최초’는 아닙니다. 다만 케냐까지 인재 발굴의 범위가 넓어졌다는 점은 올해 수상 결과에서 눈여겨볼 변화입니다.

세 브랜드가 보여준 서로 다른 패션
올해 세 수상자를 하나의 디자인 트렌드로 묶기는 어렵습니다. Julie Kegels는 여성의 정체성, Lii는 스포츠웨어와 쿠튀르, Yoshita 1967은 공예와 지역 커뮤니티라는 서로 다른 출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공통점은 자신이 어디에서 왔고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가 비교적 분명하다는 점에 가깝습니다. 하나의 글로벌 럭셔리 문법을 따르기보다 각자의 문화와 경험을 디자인 언어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Jonathan Anderson, Michael Rider, Marc Jacobs, Stella McCartney, Nigo 등 현재 주요 하우스를 이끄는 디자이너들이 참여한 심사에서 선택됐다는 점도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볼 이유를 더합니다.

💡 패션 비즈니스 인사이트
바이어 — 수상 자체보다 수상 이후의 변화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LVMH Prize는 상금과 함께 1년간의 멘토링을 제공합니다. Julie Kegels의 팀 확장, Lii의 액세서리·니트 개발, Yoshita 1967의 생산 역량 변화처럼 다음 시즌 실제 상품과 유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더 직접적인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브랜드 — 글로벌 진입을 위해 하나의 럭셔리 문법을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앤트워프의 여성복, 뉴욕의 스포츠웨어, 케냐의 공예처럼 세 브랜드는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영역에서 출발했습니다. 지역적·개인적 배경 자체가 차별화된 브랜드 언어가 될 수 있다는 사례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 EDITORIAL SMALL TALK
이번 LVMH Prize에서 흥미로운 것은 단순히 누가 1등을 했느냐만은 아닙니다. 앤트워프에서 시작한 27세 디자이너, 충칭에서 뉴욕으로 건너간 FIT 졸업생, 나이로비와 파리를 오가는 공예 기반 브랜드가 같은 무대에 올랐다는 점입니다. LVMH Prize가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올해 결과는 적어도 차세대 패션을 찾는 지도가 이전보다 더 넓어지고 있다는 변화를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