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lberry의 조용한 귀환

수치로 입증된 멀버리(Mulberry)의 조용한 턴어라운드 전략.

Mulberry의 조용한 귀환

패션계에서 '턴어라운드'라는 단어는 대개 과란한 마케팅, 셀럽 앰배서더 전면 교체, 대대적인 리런칭 파티를 동반하곤 합니다. 그러나 최근 영국 럭셔리 레더 하우스 멀버리(Mulberry)의 행보는 전혀 다른 결을 보여줍니다.

아무런 자극적인 선언도, 화려한 리브랜딩 선언도 없었습니다. 대신 조용하게 집계된 실적 지표가 브랜드의 입지를 가장 선명하게 증명해 냈습니다.

지표가 증명한 "조용한 턴어라운드"

글로벌 패션 미디어 퍽(Puck)이 언급한 '조용한 턴어라운드(Quiet Turnaround)'라는 표현처럼, 멀버리는 요란한 마케팅 대신 실질적인 수치로 브랜드 재정비의 성공을 알렸습니다.

우선 FY26(2025년 4월~2026년 3월) 그룹 매출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1억 2,550만 파운드(£125.5M)를 기록했고, 할인율을 통제하며 총이익률을 72%까지 끌어올렸습니다. 그 결과 세전 손실을 대폭 줄이는 동시에 EBITDA 흑자 전환(+£0.8M)을 이뤄냈습니다. 이러한 반등은 홀세일 부문(33.3%↑)과 유럽 시장의 급격한 성장이 이끌었습니다.

이어진 Q1 FY27(2026년 4월~6월)에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급증하며 턴어라운드에 확실한 가속도를 붙였습니다. 특히 영국(17%↑), 유럽(35%↑), 북미(23%↑) 등 전 지역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실적 회복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님을 입증했습니다.

회귀의 방향: "Back to the Mulberry Spirit"

1971년 영국 소머셋(Somerset)에서 로저 솔(Roger Saul)이 가축 벨트 제작으로 시작한 멀버리는 베이즈워터(Bayswater), 록산느(Roxanne), 알렉사(Alexa) 백으로 2000년대 영국 IT 패션을 평정했던 아이콘이었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해외 확장, 성급한 가격 인상, 아시아 시장의 마케팅 혼선으로 2023년 세전 손실 £32.2M이라는 바닥을 쳤습니다.

2024년 새롭게 부임한 안드레아 발도(Andrea Baldo) CEO(전 Ganni CEO)는 브랜드의 핵심 전략으로 "Back to the Mulberry Spirit"을 선언했습니다. 이는 억지로 새로운 유행을 쫓는 것이 아니라, 멀버리가 원래 가장 잘하던 본래의 유산으로 돌아가겠다는 선명한 비전이었습니다.

무너진 공식을 되살린 4가지 실행 전략

첫째, 엄격한 풀프라이스(Full-Price) 규율
총이익률이 72%로 올라선 핵심 동력은 관행적이었던 할인과 프로모션을 과감히 중단한 점입니다. 매출 외형이 다소 줄어드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마크다운을 제어하여 브랜드의 고유 가격 통제권을 회복했습니다.

둘째, 확실한 스팟 제품 강화 및 아카이브 재조명
베이즈워터 리미티드 에디션의 조기 완판과 스카치그레인(Scotchgrain) 라인의 호조, 록산느 백을 중심으로 한 앤드루 가필드/신시아 에리보 등 미디어 캠페인이 흥행하며 제품 자체의 상품성을 강화했습니다.

셋째, "Rooted in Craft" 캠페인을 통한 본질 집중
소머셋 공장 '더 루커리(The Rookery)'와 아뜰리에의 가죽 장인들을 캠페인 전면에 배치하여, 영국 가죽 하우스로서의 미학적 정체성과 수공예적 가치를 극대화했습니다.

넷째, 튼튼한 홀세일 파트너십과 로열티 회복
존 루이스(John Lewis), 리버티(Liberty), 하비 니콜스(Harvey Nichols) 등 영국의 핵심 유통망과의 협력을 고도화했습니다. 그 결과 영국 내 리테일 및 디지털 매출의 50% 이상이 재방문 고객에게서 발생하는 기이할 만큼 단단한 브랜드 로열티를 확보했습니다.

크리스토퍼 케인의 합류

이번 턴어라운드의 전략적 정점은 2026년 3월 영입된 크리스토퍼 케인(Christopher Kane)의 엠바고 해제와 LFW 무대입니다. 2023년 사적 브랜드의 파산 관리를 거쳤던 케인은 2026년 멀버리의 기성복(RTW)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전격 복귀했습니다.

멀버리가 RTW 라인을 공식 전개하는 것은 2020년 라이선스 계약 종료 이후 6년 만입니다.

  • 디자이너의 파산 이후 재기 무대
  • 멀버리 RTW의 6년 만의 런웨이 복귀

두 개의 서사가 겹친 멀버리 × 크리스토퍼 케인 컬렉션은 이번 런던패션위크(LFW SS27) 무대에서 전 세계 바이어와 에디터들의 가장 높은 집중도를 끌어내고 있습니다.

💡 바이어 인사이트

'접근 가능한 럭셔리'의 공백 선점
£800~£1,200(약 130만~200만 원) 라인업으로 엔트리 럭셔리($400~$600)와 하이엔드($5,000+) 사이의 니치 시장을 정밀 타격했습니다. 노드스트롬, 더 웹스터 등 북미·유럽 멀티브랜드 숍이 다시 멀버리를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6년 만의 RTW, 선점 바잉 타이밍
이번 9월 런웨이에서 데뷔한 크리스토퍼 케인의 RTW 라인은 내년 1월 매장 입고 및 홀세일 배송이 시작됩니다. 멀버리의 레더 헤리티지와 케인 특유의 서브컬처 감도가 결합되어 2027 상반기 바잉에 선명한 차별점을 제공합니다.

자사 리세일 플랫폼을 통한 가격 방어
자체 인증 중고 플랫폼 'The Mulberry Exchange'로 2차 시장의 유통 물량과 중고 시세를 직접 통제합니다. 이는 하우스의 풀프라이스(Full-Price) 판매 방어와 브랜드 자산 가치 유지의 핵심 안전장치로 작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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