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킴과 에잇세컨즈의 협업 전략
SPA와 디자이너 브랜드가 서로의 가치를 교환하는 비즈니스 전략.
글로벌 디자이너 브랜드 민주킴이 에잇세컨즈와 두 번째 협업을 선보였습니다. 민주킴의 디자인 언어가 대중적인 가격대와 유통망을 만나 어떻게 확장되는지 살펴봅니다.
에잇세컨즈와 민주킴(MINJUKIM)이 다시 만났습니다. 지난해 9월 첫 협업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첫 협업에서는 네크 러플 카디건과 프릴 롱 원피스, 볼륨 쇼트 재킷 등 주요 상품이 완판됐고, 올해는 상품 구성을 넓혀 2026 FW 컬렉션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컬렉션의 주인공은 에잇세컨즈보다 민주킴의 디자인 언어입니다. 리본과 프릴, 꽃 자수, 튤과 레이스처럼 브랜드가 꾸준히 사용해온 요소를 일상적으로 입기 쉬운 상품에 옮겼습니다. 여기에 협업을 위해 새롭게 만든 하트 클로버 모티프를 더하고, 블루종·카디건·블라우스·원피스부터 헤어핀과 리본 백까지 상품군을 확장했습니다.

민주킴, 동화적인 상상력을 옷으로 만드는 브랜드
민주킴은 김민주 디자이너가 이끄는 브랜드입니다. 동화적 상상력과 풍부한 색감, 볼륨감 있는 실루엣과 섬세한 장식을 통해 비교적 뚜렷한 디자인 언어를 만들어왔습니다.
글로벌 패션 경연 프로그램 Next in Fashion을 통해 해외에서도 이름을 알렸고, 이후에도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중심으로 독립적인 컬렉션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민주킴의 강점은 특정 로고보다 옷의 형태와 디테일만으로 브랜드를 알아볼 수 있는 시각적 특징에 가깝습니다.
리본과 프릴, 플라워 모티프처럼 자칫 장식적으로 보일 수 있는 요소를 과감한 실루엣과 결합하면서 민주킴만의 낭만적이고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이번 에잇세컨즈 협업에서도 이러한 특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디자이너의 언어를 일상복으로 옮기는 방식
이번 컬렉션의 주제는 ‘A Bouquet of Heart’입니다. 민주킴 특유의 로맨틱한 요소를 유지하면서 에잇세컨즈가 가진 일상복의 성격을 더했습니다.
예를 들어 러플 카디건이나 셔링 리본 블라우스처럼 민주킴의 특징이 바로 보이는 상품이 있는 반면, 인조 가죽 블루종과 후드, 카프리 팬츠처럼 비교적 일상적으로 활용하기 쉬운 아이템에도 프릴과 장식을 적용했습니다.
가격 역시 민주킴 본 컬렉션보다 접근하기 쉬운 수준입니다. 29CM 판매 기준 러플 카디건은 6만9,900원, 튤 원피스는 10만9,900원, 블루종은 13만9,900원으로 구성됐습니다.
따라서 이번 협업은 단순히 민주킴 로고를 에잇세컨즈 상품에 붙인 형태보다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특징을 보다 넓은 소비자가 경험할 수 있는 상품으로 다시 풀어낸 협업에 가깝습니다.

첫 협업의 완판이 두 번째 컬렉션으로
이번이 두 번째 협업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2025년 첫 컬렉션에서 네크 러플 카디건과 프릴 롱 원피스, 볼륨 쇼트 재킷 등 주요 상품이 완판되면서 민주킴의 디자인이 대중적인 가격대에서도 수요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올해 상품군을 의류와 액세서리까지 넓힌 것도 이러한 반응을 바탕으로 한 움직임입니다.
이번에는 르세라핌 허윤진까지 에잇세컨즈의 FW 모델로 합류했습니다. 협업 화보를 시작으로 하반기 브랜드 캠페인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즉 디자이너 브랜드의 디자인 → 대중적인 상품 → 대형 유통망 → K팝 모델이 하나의 협업 안에서 연결된 셈입니다.

두 브랜드가 서로에게 필요한 것
민주킴 입장에서 에잇세컨즈는 자신의 디자인을 더 넓은 소비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유통 접점입니다.
독립 디자이너 브랜드는 디자인의 차별성이 강한 대신 가격과 매장 수 측면에서는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접점이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에잇세컨즈의 매장과 SSF샵, 29CM 같은 판매 채널을 활용하면 민주킴의 디자인을 처음 접하는 소비자까지 범위를 넓힐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에잇세컨즈 입장에서는 민주킴이 가진 뚜렷한 디자인 언어가 필요합니다. 대중적인 캐주얼 브랜드가 자체 상품만으로 만들기 어려운 화제성과 디자인 차별화를 디자이너 협업을 통해 보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 협업이 판매 반응을 확인하는 단계였다면, 두 번째 협업은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두 브랜드가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지 확인하는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 패션 비즈니스 인사이트
브랜드 — 협업에서는 인지도보다 옮겨올 수 있는 디자인 자산을 볼 것: 민주킴은 리본, 프릴, 볼륨 실루엣처럼 비교적 명확한 디자인 언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협업 상대의 이름만 빌리는 것보다 기존 상품에도 적용할 수 있는 시각적 특징이 있을 때 협업의 차별점이 더 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마케터 — 첫 협업의 반응을 다음 협업의 서사로 활용: 지난해 주요 제품의 완판이 올해 두 번째 협업의 근거가 됐습니다. 단발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실제 판매 반응을 확인한 뒤 상품군과 캠페인을 확대하는 방식도 참고해볼 만합니다.
바이어 — SPA가 선택한 제품은 시장 확산 신호로 볼 것: 대형 SPA가 특정 브랜드의 핵심 아이템이나 디자인 요소를 반영하기 시작했다면, 해당 흐름이 대중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는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잉 시 브랜드 자체뿐 아니라 어떤 제품이 대중적으로 번역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