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키노에 낙찰된 써네이 듀오

3년간 4명의 CD를 거친 모스키노의 최종 선택. 모스키노의 새로운 변화와 성공 가능성에 대한 전망.

모스키노에 낙찰된 써네이 듀오


이틀 만에 끝난 전격 교체, 준비된 스위치

2026년 6월 19일 금요일, 아드리안 아피올라자(Adrian Appiolaza)가 모스키노(Moschino)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단 이틀 뒤인 6월 21일 일요일, 로리스 메시나(Loris Messina)와 시모네 리초(Simone Rizzo)가 하우스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로 전격 발표되었습니다.

패션 업계 최근 역사상 가장 신속하게 이루어진 이번 CD 교체에 패션 인사이더들은 그리 놀라지 않은 분위기였습니다. 이미 공식 발표 전부터 모스키노 본사에서 두 사람의 모습이 목격되었기 때문입니다. 표면적으로는 갑작스러운 해임과 임명처럼 보이지만, 뒤에서는 철저히 계산되고 준비된 연출이었습니다.

3년 동안 스쳐 간 4명의 CD, 그리고 재설계되는 모스키노

이 인사의 무게를 이해하려면 최근 모스키노가 통과해 온 잔혹한 3년을 돌아봐야 합니다.

제레미 스콧(Jeremy Scott)이 10년간(2013~2023) 스폰지밥, 맥도날드, 바비 등 스펙터클한 팝컬처 패러디로 브랜드를 전성기로 이끈 이후 하우스는 극심한 혼란에 빠졌습니다.

후임 다비데 레네(Davide Renne)는 임명 불과 9일 만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고, 이어 긴급 투입된 아드리안 아피올라자가 약 2년 반 동안 스파게티 클러치, 피자 슬라이스 백, 'Tie Me' 핸드백을 바이럴 시키며 선전했으나 결국 짐을 싸게 되었습니다.

3년 동안 무려 4명의 CD가 스쳐 지나간 셈입니다. 모회사 에페(Aeffe) 그룹은 같은 달 새 제너럴 매니저 리카르도 바골린(Riccardo Bagolin)까지 영입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수장과 경영진이 동시에 교체되는 지금, 모스키노는 단순한 시즌 리뉴얼이 아닌 브랜드 전체의 뼈대를 다시 짜는 쇄신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밀라노 패션 씬의 UFO"

2014년 밀라노에서 듀오 로리스 메시나와 시모네 리초가 창립한 써네이(Sunnei)는 볼드한 컬러와 유희적인 실루엣으로 패션 인사이더들에게 "밀라노의 UFO"라 불려 왔습니다.

2020년 펀드 뱅가즈(Vanguards)에 지분을 매각한 후에도 그들의 유쾌한 반항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특히 2025년 9월 SS26 쇼에서는 크리스티(Christie's) 경매와 협업해 '디자이너 자신들을 경매 매물로 올리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 뒤 브랜드 청산을 발표했습니다.

자신을 경매에 올려 팔아치우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떠나며, "유머가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사실을 마지막 퇴장에서 증명해 낸 것입니다.

아이러니가 아이러니를 만났을 때

에페 그룹 회장 마시모 페레티(Massimo Ferretti)가 선택한 이 조합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1983년 프랑코 모스키노(Franco Moschino)가 하우스를 설립할 때 구축한 오리지널 언어는 "사회적 관습과 패션 시스템을 유머로 비판하는 것"이었습니다. 제레미 스콧이 이를 미국식 팝컬처로 번역했고 아피올라자가 위트 있는 가죽 잡화로 이어받았다면, 써네이 듀오는 창업자의 그 '풍자적 미학'을 가장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실천해 온 디자이너들입니다.

"CD 교체가 브랜드를 구할 수 있는가?"

그러나 창의적인 위트가 상업적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았습니다. 실제로 아피올라자의 스파게티 백은 SNS에서 엄청난 바이럴을 일으켰지만 무너지는 홀세일 매출을 구하지는 못했습니다. 써네이 역시 독특한 미학으로 에디토리얼의 찬사를 받았으나, 유통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분 매각 끝에 청산 단계로 직행했습니다.

제냐(Zegna)가 DTC 비중을 86%까지 끌어올리며 홀세일을 의도적으로 줄이고, 글로벌 럭셔리 매장 오픈 수가 최근 몇 년간 최저치를 기록하는 냉혹한 시장 환경 속에서, 과연 써네이 듀오는 이 차가운 구조적 문제를 '창의적인 해답'으로 돌파할 수 있을 것인가가 핵심입니다.

💡 아는 척 포인트 (Insider Gossip)

  • 낙찰자는 에페(Aeffe)였습니다: 써네이 듀오가 SS26 쇼에서 크리스티 경매 형태로 자신들을 매물로 올렸을 때, 불과 몇 달 뒤 모스키노의 모회사 에페 그룹이 이들을 낙찰받아 가져간 꼴이 되었습니다. 자신들을 파는 퍼포먼스를 통해 가장 확실하게 몸값을 높여 이적한 유쾌한 역설입니다.
  • 3년 4명 CD의 잔혹사: 2023년 11월 다비데 레네의 안타까운 사망 이후 아피올라자를 거쳐 써네이 듀오까지, 모스키노는 3년간 4명의 CD를 거쳤습니다. 이번 인사의 최우선 과제는 '창의성'을 넘어선 '브랜드 안정화'입니다.
  • "Stop the Fashion System": 1983년 프랑코 모스키노가 옷에 직접 새겨 넣었던 문구입니다. 패션 시스템 자체를 비판하던 창업자의 반항적 정신이, 40년 후 시스템 밖으로 튕겨 나갔던 두 젊은 디자이너를 통해 가장 완벽하게 복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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